일단 돌아가면 그게 정답이다. 리팩토링은 항상 나중 이야기고, 나중은 절대 오지 않는다는 걸 본인만 모른다.
핵앤슬래시 코더(HACK) 유형은 개발 세계의 액션 히어로입니다. 생각보다 손가락이 먼저 움직이고, 계획보다 실행이 먼저입니다. "일단 돌아가게 만들고 나중에 고치자"라는 철학을 실천하는 이들은, 다른 팀원들이 기술 스펙 문서를 작성하는 동안 이미 프로토타입 세 개를 만들어 놓습니다.
HACK 유형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입니다. 스타트업 환경, 해커톤, MVP 개발처럼 빠른 결과물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유형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요구사항이 모호하거나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일단 무언가를 만들어놓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선하는 방식으로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여갑니다. 시장 검증을 위한 빠른 프로토타이핑에서는 이 유형이 독보적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코드베이스를 들여다보면 코드 리뷰어의 멘탈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함수 하나에 200줄짜리 로직, 변수명은 temp, temp2, temp_final, temp_final2, 그리고 전설적인 주석 "// 이거 왜 이렇게 했는지 나도 모름 - 2023년 3월". 하지만 이 모든 혼돈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돌아갑니다. 그게 바로 HACK 유형의 마법입니다.
"완벽한 코드를 기다리다가 출시 못 하는 것보다, 80점짜리 코드라도 일단 내보내는 게 낫죠. 고치면 되잖아요. 출시 안 하면 고칠 것도 없어요."
— HACK 유형 스타트업 개발자마감 3일 전, HACK 유형 개발자의 하루를 따라가봅니다.
해커톤, 스타트업 초기 단계, PoC(Proof of Concept) 개발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남들이 기획서를 쓰는 동안 이미 데모를 완성하는 이 유형은 투자자 미팅, 프레젠테이션, 클라이언트 시연 상황에서 팀의 히어로가 됩니다. 요구사항이 불명확하거나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 좌절 없이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도 큰 강점입니다. 또한 스택오버플로우, GitHub, 각종 레퍼런스를 빠르게 탐색하는 정보 습득 속도가 매우 뛰어납니다.
HACK 유형이 쌓아놓은 기술 부채는 팀 전체의 미래 속도를 갉아먹습니다. 처음에는 빠르게 달리지만, 어느 순간 기술 부채의 무게 때문에 새 기능 하나 추가하는 데 3일이 걸리는 상황이 옵니다. 테스트 코드 작성 습관을 들이고, 최소한의 설계(간단한 흐름도, 함수 분리 기준)를 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본인의 개발 속도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나중에 고치자"를 "지금 조금만 더 잘 짜자"로 바꾸는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